나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


심지어 군대마저 제주에서 나왔으니


제주는 나에게 고향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다



수십 년간 제주에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


채 2년이 되지 않았던 제주도의 군대였다





제주도는 참 아름다웠다


군대에 가서야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었다


내가 사는 제주라는 곳을 다시 보게 된 순간이었다



월평이라는 곳에서 근무를 했었는데


사실 그 당시 22살의 나이에 평생을 제주도에서 살면서도 


처음 들어보는 지역이었다



알고보니 올레길 7,8 코스의 중간지점으로 꽤 유명한 올레길 코스였다


그리고 난 22년의 인생을 제주도에서만 살았음에도


올레길을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







누군가는 제주도에 산다고 하면 올레길이 집 앞에 있고, 바다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줄 안다


제주도가 생각만큼 시골은 아니다


어렸을 때는 제주도에 PC방이 있냐는 질문에 황당했던 기억도 있다



군대에서는 다양한 근무가 있었는데


그 중 내가 가장 선호했던 근무는 올레길 근무였다


다시 말하지만 이 같은 자연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절대 볼 수 없기에


몇 번을 봐도 너무 아름다웠다




지나가다보면 소도 보인다




난 의경을 나왔기 때문에 원하는 연고지를 쓸 수 있었는데


논산 훈련소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


1지망에 제주도를 쓸까, 서울을 쓸까. 


서울에서 군생활을 하며 시위를 막아보는 것도 나름 재밌겠다 싶어 서울을 쓰려다


군대는 뭐니뭐니 해도 안전빵이고, 내가 의경에 온 이유도 꿀을 찾아 온것이였기 때문에


새로운 도전은 하지 않기로 했다



자대배치를 받고 소대에 전입했을 때 놀라웠던 것은


30명의 소대원 중 제주도 사람은 우리 동기를 제외하고 5명도 되지 않았다


그 중에서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으로 1지망에 제주도를 쓴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


그 사람들 참 많이 후회했다





올레길 근무를 나올 때면 어김없이 이곳에 앉아 


자연을 감상했다



그때 참 좋았다


그리고


그때 참 아름다웠다